올해 경매 낙찰가 총액이 처음으로 17조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24일 부동산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올해 경매시장에 유입된 낙찰가의 총액은 지난 23일 기준 17조1320억원으로 집계돼 지난해 연말(15조1247억원) 대비 13.3% 증가했다. 기존 최고치는 16조7200억원(2009년)이었다.
■경매진행 건수 늘며 전국 낙찰총액 최고치
부동산태인 측은 이에 대해 3년 연속 감소했던 전국 법원의 경매진행 누적횟수가 올들어 증가세로 돌아섰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전국 법원의 경매진행 누적횟수는 2009년 33만7000여 회를 기록한 이후 2010년 30만여 회, 2011년 26만7000여 회, 2012년 26만6000여 회로 감소해왔으나 올해 27만6996회를 기록하며 반등했다. 이에 따라 경매입찰 기회가 늘어나면서 입찰자 수와 유입된 자금도 동반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용도별로 아파트와 다세대·다가구(근린주택 제외)를 포함한 주거시설 경매진행 누적횟수는 지난해 9만6126회에서 올해 10만3307회로 7187회(7.5%) 늘어 가장 컸다. 토지물건의 경매진행 누적횟수는 지난해 9만7391회에서 올해 10만4376회로 6985회(7.2%) 늘어 주거시설의 뒤를 이었다.
이처럼 경매진행 누적횟수가 늘어나면서 낙찰건수도 증가했다. 낙찰된 경매물건 수는 지난해 7만3237건에서 7만7868건으로 4631건(6.3%) 많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아파트 낙찰건수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올해 아파트 낙찰건수는 1만8808건으로 지난해의 1만7192건에 비해 1616개(9.4%) 늘어 양적 증가폭이 가장 컸다.
낙찰가총액은 용도에 따라 편차를 보였다. 주거시설 낙찰가총액은 지난해 5조6472억원에서 올해 6조5232억원으로 8761억원(15.5%) 증가, 증가폭이 가장 컸다. 이 중 아파트 낙찰가총액 증가액은 6854억원으로 전체 주거시설 낙찰가총액 증가액의 78.2%에 달했다. 이어 공장시설 낙찰가총액이 1조9633억원에서 2조6386억원으로 6753억원(34.4%) 증가했다. 이 밖에 토지 낙찰가총액은 3조442억원에서 3조3020억원으로 2578억원(8.5%) 늘었고 업무시설 낙찰가총액은 2517억원에서 3913억원으로 1396억원(55.5%)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도권 낙찰가 총액도 사상최고
올해 수도권 아파트 경매시장으로 유입된 낙찰가총액도 사상 최고액인 3조618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3조523억원에 비하면 18.5%(5658억원) 증가한 것으로 낙찰가총액 증가분이 5000억원을 넘은 것은 국제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1조7495억원)에 이어 두번째다.
아울러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총액은 전국 아파트 낙찰가총액(4조5278억원)의 79.3%에 달하는 규모다. 전국 법원에 쏟아진 아파트 낙찰자금의 80% 가까이가 수도권에 몰렸다는 뜻이다. 이는 담보대출 상환을 하지 못해 경매청구된 물건이 늘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경매에 처음 나온 물건을 의미하는 아파트신건 수는 3년 연속 증가한 끝에 올해 역대 최다인 1만4157건을 기록했다. 여기에 아파트 가격이 바닥을 쳤다고 판단한 투자자 유입, 전세난에 기한 실수요자들의 수도권 아파트 매입열기 확, 세제혜택 및 대출규제 완화 등이 더해지면서 경매 선호현상이 더 강해졌다는 것이 경매업계의 분석이다.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올해 수도권 아파트경매 시장은 매매시장 장기불황과 하우스푸어, 전세난 등의 악재가 오히려 호재로 작용, 사상 최다 입찰자와 자금이 유입됐다"며 "특히 정부의 부동산대책이 결과적으로는 전세난 해소나 매매 활성화보다 경매시장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매물건 증가세는 당분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라며 "이미 부동산경매 열기가 높아진 상황이고 경매시작가 조정을 골자로 하는 민사집행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는 등 경매절차를 좀 더 입찰자에게 유리하게 바꾸려는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예전처럼 경매물건이 적체되는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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